한참을 너와 싸우다 문득 생각해 본다.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 걸까.
무슨 근거로 사랑한다 말하는 것일까.
처음 너의 존재가 내 곁에 허락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내 삶은 만족 그 자체였는데
욕심이 자라난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너를 사랑하는 이유가
너를 닮은 내 안에 우상 때문이었는지
이제는 나조차도 모르겠다.
자유의지가 결여된 사랑은 없다.
하지만 언제가부터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고
미워했다.
이러한 나의 자백이 사실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일그러진 안경을 벗어버리고
홀가분하게 그리고
진정으로 너를 사랑할 수 있다면.
야수와 같은 마음을 그 마법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줄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