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쥬플의 싱글, JUPITER PLASMA.
`Jupiter Plasma`는 목성의 두터운 플라즈마 가스층을 의미하며 이름 JUPL의 어원이다. 주로 감성적인 보컬 곡들을 들려주던 쥬플이지만, 이번 앨범에는 이전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강렬한 일렉트로닉을 담았다.
쥬플에게는 사실 2008년 데뷔곡으로 발표한 ‘너무 아파’ 보다 이전에 이미 발표했던 데뷔 앨범이 있었는데 2005년 여름 발표된 `NO MAN` 이라는 타이틀의 싸이코틱한 일렉트로닉 랩 싱글이 그것이었다. 당시 기획사 사정으로 인해 앨범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몇 년의 시간이 지나고 본인의 레이블을 가지게 되면서 쥬플은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다시금 프로듀싱 하게 되어 Jupiter Plasma가 탄생 하였다.
Jupiter Plasma는 강렬한 비트의 전자음악과 쥬플 특유의 놀리는듯한 뉘앙스의 랩이 어우러져 들썩이는 분위기를 만들어내지만, 알고 보면 영문으로 가려진 가사 속에는 꿈에 대한 도전과 좌절, 열정적인 시작과 비참한 결말, 믿음과 배신, 높은 이상과 밑바닥 현실 등 인생 안에서 느끼게 되는 갖가지 답답함과 한, 절망, 오기 등의 무거운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육체적 껍데기를 두른 정신적 음악 Jupiter Plasma는 그 곡의 의미만큼이나 철저히 무(無)자본 으로 작업되었다. 어둡고 답답한 현실과 가난에 짓눌리며 악으로 음악을 해오던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 상식적으로는 앨범 작업이 불가능한 낮은 수준의 싸구려 장비 몇 개만을 사용해 수백 배의 예산과 수많은 프로들이 투입되어 제작되는 퀄러티에 과감히 도전함으로써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자기 자신을 극한까지 쥐어짜내 현실의 벽을 내리치는 독한 정신을 그대로 담아 놓았으며,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아날로그적 앨범 이미지 역시 쥬플 본인이 직접 자신의 음악적 정신 그대로를 디자인해 만든 결과물이다.
현실의 벽에 의해 사람들이 바보가 되어가는 현실. 쥬플의 음악은 가지지 못한 자를 애초부터 불허하도록 형성된 오늘날의 거대한 현실에 대한 전쟁 그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