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발매한 정규 2집 Women of Crenshaw(위민 오브 크렌셔) 이후 돌아온 벤케노비의 2016년 첫 싱글.
“폭탄 테러로 희생된 사람들, 그들을 사랑했던 사람들은 많은 슬픔을 마음에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들에게 남은 삶은 너무도 절망적이다. 앞으로 살아나가야 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어 줄 수 있길 기원한다.”
벤케노비의 음악은 계속 변화한다. 2015년 첫 앨범 ‘데이즈 인 노벰버’에서 10곡의 탄탄한 앨범 구성을 보여주었고, 두 번째 앨범, ‘위민 오브 크렌셔’에서는 다양한 곡들을 묶어 마치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와 같은 앨범을 제작 과정의 책과 함께 발매하였다. 2016년 첫 선보이는 Bury me down(베리 미 다운) 싱글은 전작 앨범의 수려한 곡들을 외면하려는 듯 신시사이저의 전자음과 펑크락의 강한 드럼 사운드를 결합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폭탄 테러에 희생된 연인을 기리는 가사의 중후함은 귀에 감기는 서정적인 선율과 함께 구슬픈 감정을 내비친다. 어찌 보면 단순한 리듬과 멜로디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Bury me down 신곡은 깔끔하다 못해 조악스러운 느낌도 준다. 복고적인 80년대 말의 사운드를 느끼게 해주기도 하고, 어릴 때 귀에 익던 전자 게임의 타이틀곡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옛날을 돌이켜 보게 하는 색 바랜 사진처럼 희생된 이들과 주변 이들의 아픔을 되돌아보자는 의미가 전달되는 것 같다.
‘나를 묻어죠’라는 의미의 암울한 타이틀에서 벤케노비가 표현하고자 했던 ‘절망적 슬픔’은 전 세계적 테러가 난무하는 이 시대에 도움이 되지 못 하는 개개인의 안타까움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