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당신의 삶과 추억을 더욱 빛나게 할
눈부신 바이올린 선율 Pinot Noir (피노누아)
손에 닿지 않는 것일수록 애틋하게 느껴지는 법. 하지만 두 번 다시 닿을 수 없는 것들은 더욱 애틋하다. 이미 지나가버린 순간, 또는 되돌릴 수 없는 하나의 사건이 우리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은 어쩌면 찰나의 일회성을 아쉬워하는 우리의 미련 때문인지도 모른다.
시적인 감성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피노누아의 새 앨범이 발표됐다. 눈부신 바이올린 선율과 함께. 곡마다 되돌릴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미련 섞인 그리움이 잔뜩 묻어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주는 시종일관 담담하며 따뜻하게 살아있다.
이번에는 지금까지의 그의 앨범들과 달리 100% 어쿠스틱 스튜디오 녹음으로 이루어졌으며 'natural'이라는 컨셉에 맞게 인위적이지 않고 따뜻한 소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또한 줄리어드와 피바디 음대 석, 박사를 거치면서 촉망 받는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박선영의 참여를 통해 앨범 전체가 생기 있게 살아나고 있는 한편, 자연적인 색감으로 따뜻한 사진들을 발표하고 있는 kafkaphoto.com의 사진작가 천현영의 사진 작품이 커버 아트로 사용되면서 앨범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애틋한 감성이 한껏 효과적으로 돋보이고 있다. 곡에 얽힌 사연이나 제작 과정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도 아티스트의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